2026-06-22 · 최민석 (책임연구원)

TIL 세포치료제란 무엇인가요? 종양 침윤 림프구로 고형암을 공략하는 리필류셀(암타그비)과 2026 면역세포치료 완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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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침윤 림프구(TIL) 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종양 조직 안에 이미 들어가 있던 면역세포(T세포)를 꺼내 실험실에서 수십억 개로 늘린 뒤 다시 몸에 넣어주는 면역세포치료제입니다. 2024년 2월 미국 FDA가 흑색종 대상으로 승인한 리필류셀(lifileucel, 상품명 암타그비)이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세계 최초의 세포치료제인데요. 유전자 조작을 거치는 CAR-T와 달리, 종양에서 직접 꺼낸 세포라 처음부터 암을 여러 표적으로 알아본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글에서는 작동 원리, 제조 과정, 객관적 반응률 31.5%의 의미, IL-2 부작용과 6억 원대 비용, 그리고 폐암·자궁경부암으로 번지는 2026년 확장 흐름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고형암 면역치료는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암 면역치료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CAR-T를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그런데 CAR-T가 백혈병·림프종 같은 혈액암에서 거둔 성과를 고형암으로 그대로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혈액암은 암세포가 혈관과 림프를 따라 떠다니기 때문에 주입된 면역세포가 표적을 만나기 쉽습니다. 반면 흑색종, 폐암, 췌장암 같은 고형암은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고, 그 주변에 면역세포의 접근을 막는 두꺼운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을 두릅니다. 게다가 고형암은 세포마다 표면 항원이 제각각이라, CAR-T처럼 항원 하나를 정해 공격하도록 설계하면 그 항원이 없는 암세포는 그대로 살아남습니다. 이걸 항원 소실에 의한 면역 회피라고 부릅니다.

한 가지 사례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전이성 흑색종 환자가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 같은 PD-1 항체)로 처음에는 반응을 보이다가, 1년쯤 지나 다시 종양이 자라기 시작하는 경우가 임상에서 흔합니다. 기존 면역치료가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환자에게는 사실상 마땅한 다음 카드가 없었습니다. 표적치료제도 BRAF 변이가 있어야 쓸 수 있고, 그마저도 내성이 생깁니다. 바로 이 막다른 골목, 즉 면역관문억제제 이후 진행한 환자군이 TIL 치료제가 처음 자리를 잡은 지점입니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면역세포를 밖에서 새로 설계해 넣는 대신, 이미 종양 안까지 비집고 들어가 싸우고 있던 우리 몸의 군대를 꺼내 증원해서 돌려보내면 어떨까.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가 TIL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TIL 세포치료제란 무엇인가

한 줄로 요약하면, TIL 세포치료제는 종양 조직 속에 침투해 있던 면역세포를 추출·증식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자가 면역세포치료제입니다.

TIL은 Tumor-Infiltrating Lymphocyte, 즉 종양 침윤 림프구의 약자입니다. 종양 덩어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암세포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면역세포들이 함께 발견됩니다. 주로 T세포이고 B세포나 NK세포도 섞여 있는데요. 이 세포들은 이미 그 환자의 암을 적으로 인식하고 침투한 군인들입니다. 문제는 종양 미세환경이 이들을 억누르고 지치게 만들어 수가 너무 적고 힘이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리필류셀(암타그비)은 이 TIL을 활용한 첫 상업화 치료제입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Iovance Biotherapeutics)가 개발했고, 2024년 2월 16일 FDA 가속 승인을 받았습니다. 적응증은 면역관문억제제(필요 시 BRAF/MEK 억제제 포함) 치료 후 진행된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 성인 환자입니다.

이 승인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신약 하나가 추가된 수준이 아닙니다. 종양에서 유래한 T세포 치료제로는 최초이고, 동시에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단회 투여 세포치료제로도 최초입니다. 혈액암의 벽을 넘지 못하던 세포치료가 비로소 단단한 종양으로 들어가는 문을 연 셈인데요. 그래서 학계에서는 이 승인을 흑색종 치료의 전환점이자, 고형암 세포치료 시대의 신호탄으로 평가합니다.

TIL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다중 표적성입니다. 종양에서 직접 꺼냈기 때문에, 이 세포들은 암세포 표면의 여러 항원을 동시에 알아봅니다. 항원 하나에 의존하는 CAR-T가 안고 있던 항원 소실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뜻인데요. 이질적인 항원을 가진 고형암을 상대하기에 구조적으로 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리필류셀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4단계 여정

TIL 치료는 알약 하나 삼키는 일과는 완전히 다른,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긴 여정입니다. 환자 한 명을 위해 그 사람만의 세포를 처음부터 키워야 하니까요. 큰 흐름은 네 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종양 조직 수확입니다. 외과적으로 환자의 종양 일부(보통 1.5cm 이상 크기)를 떼어냅니다. 이 조직 안에 들어 있는 TIL이 모든 것의 씨앗이 됩니다. 떼어낸 조직은 곧바로 제조시설로 보내집니다. 리필류셀의 경우 미국 필라델피아의 아이오반스 시설에서 생산됩니다.

둘째, 세포 추출과 증식입니다. 조직에서 TIL을 분리한 뒤, 실험실에서 IL-2(인터류킨-2)라는 면역 신호물질의 도움을 받아 수십억 개 규모로 배양합니다. 종양 안에서 지쳐 있던 소수의 세포를, 다시 싸울 수 있는 대규모 군대로 불려내는 과정입니다. 이 배양에만 통상 4~6주가 걸립니다. 제조 기간이 길다는 점은 TIL 치료의 대표적인 한계로 꼽히고, 그래서 업계는 22일 수준으로 단축한 냉동보존 자가 TIL 공정 같은 개선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습니다.

셋째, 림프구 제거 항암화학요법입니다. 세포를 주입하기 며칠 전, 환자는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을 받습니다. 환자 몸 안의 기존 림프구를 비워내 새로 들어올 TIL이 자리 잡고 증식할 공간과 자원을 만들어 주는 사전 정지작업입니다.

넷째, 주입과 고용량 IL-2입니다. 준비된 TIL을 단 한 번 정맥으로 주입합니다. 그리고 주입 직후부터 고용량 IL-2를 여러 차례(최대 6회) 투여해 들어간 세포들이 활성을 유지하며 암을 공격하도록 밀어줍니다. 단회 투여 치료제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요. TIL 주입 자체는 한 번이지만, 그 앞뒤로 조직 수확·배양·림프구 제거·IL-2라는 묵직한 과정이 통째로 따라붙습니다.

CAR-T와 TIL은 무엇이 다른가

두 치료법 모두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쓰는 자가 세포치료제지만, 출발점과 표적 전략이 다릅니다. 핵심 차이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구분CAR-T 세포치료제TIL 세포치료제
세포 출처혈액(말초혈액 T세포)종양 조직 내 침윤 림프구
유전자 조작함(CAR 유전자 도입)안 함(자연 상태 그대로 증식)
표적 방식단일 항원 표적다중 항원 동시 인식
주요 적응증혈액암(백혈병·림프종)고형암(흑색종 등)
항원 소실 회피취약상대적으로 강함

CAR-T는 혈액에서 뽑은 T세포에 특정 항원(예: CD19)을 인식하는 인공 수용체 유전자를 끼워 넣어 만듭니다. 정밀하게 설계된 저격수에 가깝습니다. 표적이 명확한 혈액암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표적 항원이 없는 암세포는 놓치고 맙니다.

반면 TIL은 종양에서 이미 암을 알아본 세포를 그대로 증식만 시킵니다. 유전자 조작이 없습니다. 누가 설계해 준 게 아니라 환자의 면역계가 스스로 골라낸, 검증된 군인들인 셈인데요.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항원을 동시에 알아보기 때문에 이질적인 고형암을 상대하기에 유리합니다. 다만 종양 조직을 외과적으로 충분히 확보해야 하고 배양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CAR-T에는 없는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효과와 부작용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은 2상 단일군 시험인 C-144-01입니다. 면역치료에도 진행한, 즉 더 이상 쓸 카드가 마땅치 않던 흑색종 환자들이 대상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FDA 승인 용량 범위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31.5%였습니다. 완전 관해 4.1%, 부분 관해 27.4%로 구성됩니다. 다른 치료가 모두 실패한 환자 셋 중 한 명에게서 종양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인데요. 더 인상적인 부분은 반응의 지속성입니다. 치료 1년 뒤에도 약 40%가 무진행 상태를 유지했고, 가장 길게 반응한 환자는 거의 5년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단 한 번의 주입으로 수년간 이어지는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TIL 치료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부작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임상 참여자 거의 전원이 치료 관련 부작용을 경험했는데, 흥미롭게도 이 대부분은 TIL 세포 자체가 아니라 그 앞뒤의 림프구 제거 항암화학요법과 고용량 IL-2에서 비롯됩니다. 빈혈, 고열, 혈소판 감소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행히 이런 반응은 대체로 치료 후 첫 2~3주 안에 집중되고 장기적인 후유증은 적은 편이라고 보고됐습니다. 다만 FDA 승인 근거 자료에서 급성 호흡부전, 신부전, 중증 감염, 장기 출혈 등으로 총 12명의 사망이 보고된 만큼, 환자 선별과 집중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문 의료기관에서만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는 치료입니다.

비용도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리필류셀의 치료 비용은 환자 한 명당 약 51만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6억 9천만 원 안팎입니다. 환자별로 세포를 처음부터 키우는 맞춤 제조 방식이라 가격을 낮추기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보험 사전 승인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2026년, TIL은 흑색종 너머로

흑색종은 시작일 뿐입니다. 2026년 현재 TIL 치료의 진짜 무게중심은 다른 고형암으로의 확장에 실려 있는데요. 이게 성공하면 영향을 받는 환자 규모가 흑색종과는 차원이 달라집니다.

가장 앞선 후보는 폐암입니다. 아이오반스는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한 등록용 2상 시험 IOV-LUN-202의 환자 등록을 2026년 하반기에 마칠 예정입니다. 폐암은 미국에서만 연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과 연관된 암종이라, 여기서 TIL이 효과를 입증하면 파급력이 큽니다. 이 외에도 자궁경부암, 난소암, 췌장암으로 적응증 확대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

기술 자체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고용량 IL-2를 떼어내려는 시도인데요. 아이오반스는 IL-12를 종양 안에서만 발현하도록 세포 표면에 묶어둔 차세대 후보 IOV-500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FDA로부터 승인받아, 2026년 하반기에 여러 진행성 고형암을 아우르는 1/2상 바스켓 시험을 시작합니다. 이 후보의 목표는 환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고용량 IL-2 없이도 효과를 내는 단회 요법입니다. 면역학적으로 차가운 종양, 즉 면역세포가 잘 침투하지 못하는 암에서도 효과를 끌어올리는 것을 노립니다. 앞선 IL-12 TIL 접근이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 63%를 기록한 데이터를 발판으로 삼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젊은 성인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 적용 연령의 폭도 넓어지는 중입니다.

정리하면, TIL 치료의 다음 과제는 분명합니다. 제조 기간을 4~6주에서 더 줄이고, 비용을 낮추고, 환자를 괴롭히는 IL-2 부담을 덜고, 흑색종 밖의 흔한 암으로 적응증을 넓히는 것. 2026년은 그 네 갈래 시도가 동시에 임상에서 검증되는 분기점입니다.

실전 가이드: TIL 치료를 고려할 때 확인할 것

아직 국내 정식 허가 제품은 아니지만, 환자나 보호자가 해외 치료나 임상시험을 검토할 때 짚어볼 기본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1단계, 적응증과 치료 순서를 확인합니다. 리필류셀은 면역관문억제제(필요 시 BRAF/MEK 억제제)로 치료한 뒤 진행한 전이성 흑색종이 정식 적응증입니다. 다른 암종이라면 현재로서는 임상시험 등록 여부를 알아보는 단계입니다.

2단계, 종양 조직 확보가 가능한지 봅니다. TIL은 충분한 크기의 종양 조직에서 출발하므로, 외과적으로 절제 가능한 병변이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이 안 되면 치료 자체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3단계, 신체 상태와 동반질환을 평가합니다. 림프구 제거 항암화학요법과 고용량 IL-2를 견딜 수 있는 전신 상태(심·폐·신장 기능)가 전제입니다. 이 치료는 집중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문 센터에서만 진행돼야 합니다.

4단계, 비용과 일정을 계획합니다. 세포 배양에만 4~6주가 걸리고 비용은 6억 원대에 이릅니다. 보험·재정 지원 가능성과 그 기간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함께 따져,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FAQ

TIL 치료제는 CAR-T보다 더 좋은 치료인가요?

더 좋다기보다 적용 영역이 다릅니다. CAR-T는 혈액암에서, TIL은 흑색종 같은 고형암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TIL은 여러 항원을 동시에 인식해 고형암에 유리하고 유전자 조작이 없지만, 종양 조직 확보가 필요하고 배양 기간이 길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환자의 암종과 상태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치료 효과(반응률)는 어느 정도인가요?

승인 근거가 된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31.5%(완전 관해 4.1%, 부분 관해 27.4%)였습니다. 다른 치료가 모두 실패한 환자군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이 중요하고, 1년 뒤에도 약 40%가 무진행 상태를 유지하는 등 반응의 지속성이 강점입니다.

부작용은 얼마나 심한가요?

거의 모든 환자가 부작용을 겪지만, 대부분은 TIL 세포가 아니라 함께 시행하는 림프구 제거 항암화학요법과 고용량 IL-2에서 비롯됩니다. 빈혈·고열·혈소판 감소 등이 흔하고 주로 첫 2~3주에 집중됩니다. 중증 사례도 보고된 만큼 전문 센터에서의 집중 관리가 필수입니다.

치료 비용과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비용은 환자당 약 51만 5천 달러(6억 9천만 원 안팎)이고, 환자별 세포 배양에만 통상 4~6주가 걸립니다. 여기에 조직 수확·림프구 제거·IL-2 투여 기간이 더해집니다. 맞춤 제조 방식이라 비용 절감이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흑색종 외 다른 암에도 쓸 수 있나요?

현재 정식 적응증은 전이성 흑색종입니다. 다만 비소세포폐암·자궁경부암·난소암·췌장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는 임상이 진행 중이고, IL-2 부담을 줄인 차세대 후보 임상도 2026년 하반기에 시작됩니다. 다른 암종은 임상시험을 통해 접근하는 단계로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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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